이커머스 리뷰 콘텐츠마저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리뷰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인공지능(AI)은 일상생활과 산업의 일대 변혁을 주도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부상한 지 오래다. AI 시대에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영역의 융합, 그중에서도 AI와 인간의 만남일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만든 AI ‘가상인간(버추얼휴먼)’과 이커머스의 만남은 시장 생태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가상인간이 라이브 커머스와 홈쇼핑에 쇼호스트로 등장해 제품을 ‘완판’시킨다. 또 직접 브랜드 모델이 되는 등 인간을 대체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도 더는 놀랍지 않다.
이커머스 시장은 실구매자가 남긴 생생한 후기 하나가 구매의 척도가 되고 탄탄한 소비 팬덤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요즘 업계가 공을 들이는 ‘리뷰 콘텐츠’에는 AI가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챗GPT에 리뷰를 생성하라는 지시를 내리면 수만 개의 다양한 텍스트 리뷰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리뷰가 과연 소비자들에게 구매 전환이나 긍정적인 제품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식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필자가 실구매자의 동영상, 사진, 텍스트 등 리뷰를 수집해주는 ‘브이리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실제 얼굴이든, 딥페이크 이미지든 리뷰의 ‘출처’는 콘텐츠 매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와 사람 어느 영역에서 리뷰가 생성됐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리뷰에 담긴, 구매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였다. 여전히 인간 영역이 리뷰 콘텐츠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AI는 제품을 직접 소비하고 경험하면서 진정성 있는 리뷰를 생산할 수 없다. 그래서 리뷰 콘텐츠는 여전히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다. 다만 AI는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리뷰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고 더 많은 리뷰 생산을 이끌어내는 데 불을 지펴줄 것이다. 리뷰의 화자인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이 더 생생하고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가령 영상 리뷰를 생성하고 싶지만 얼굴이나 목소리 공개는 부담스러운 소비자라면 AI의 힘을 빌릴 수도 있겠다. 진정성 있게 리뷰를 쓰는 ‘나’는 그대로 두고, 영향력 있는 리뷰 생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은 AI가 서포트해주는 식이다.
본질적으로 이커머스 리뷰의 미래는 AI와 인간적 요소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기술 혁신과 인간만이 가진 ‘진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제공하는 게 핵심 골자다. 이러한 각 영역의 융합은 AI의 이점을 활용하면서 리뷰 콘텐츠의 본질을 보존해줄 것이다. 앞으로의 리뷰 콘텐츠와 커머스 시장의 변화가 기대된다
- 브이리뷰 대표 윤태석 / '포브스' 23년 5월 기고글